맞다. 제목 그대로다.
나는 수시 원서 6장 중 3장을 면접전형 있는 전형으로 접수했고, 그 3개 대학 모두 나에게 1단계 불합격 이라는 판정을 내렸다
시작하는 글
일단 들어가기에 앞서 내가 원서를 접수한 대학들의 전형을 살펴 보자면, 대학의 모집인원과 그 대학의 전형에 지원한 학생의 인원을 지원인원이라고 하면,
- 1단계에서 모집 인원의 3배수(모집 인원*3)만큼의 인원을 지원 인원에서 걸러낸다.
- 1단계 합격자를 2단계 면접 전형에서 걸러내고 모집인원 만큼의 최종합격자를 결정한다.
이런 방식으로 나는 3개 대학의 면접이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1단계 불합격 판정을 받았고 2단계 면접전형에 참여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왜그럴까? 한번 추측해보도록 하자.
내 스펙에 대해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중요한 것은 흔히들 말하는 스펙이다.
여기서 스펙은 보통 내신성적,성적의 변화, 생기부,자기소개서 등이 들어 갈 수 있겠다.
나의 스펙에 대해 간단히 말하자면…
- 내신성적 : 중위권?(3학년으로 갈수록 하락)
- 생기부 : 진로희망 3년 일치 진로 관련 교과 과목의 세특,동아리활동, 교내대회(Python과 기타 등등)에 참여해 수상, 관련 교내 봉사활동
- 자기소개서 : 생기부를 잘 녹임(?)
자세하게 설명해보자면….
나의 내신성적과 공부
먼저 나의 내신성적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사실 1학년 때에는 성적이 그럭저럭 생각보다는 잘 나왔던 것 같다. (?!?!?)
어느 정도 상위권으로 갈 수 있는 희망이 있었고 성적순으로 들어갈 수 있는 ‘정독실’에 가보기도 했다. 그러던 내가
2학년 때 이과(자연계열)를 선택하게 되고 많은 게 달라졌다.
사실, 나는 역사와 사회,언어에 약간의(?)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었고, 수학을 못 하는 전형적인 문과 타입이었다.
하지만 컴퓨터와 프로그래밍에 매우 관심이 있었고 컴퓨터 관련 학과에 지원하기로 마음을 굳혔고 이과를 가게 되었다. 이로써 나는 내 성적에서 효자 과목이었던 사회과목을 포기하고 전보다 많아진 수학,과학과목을 얻게 된다. 그 결과 자연스레 성적이 떨어지게 되었고 많이 좌절했다. 물론 공부를 열심히 하기는 했지만 기초가 부족한 수학과목과 3개의 과학과목(생명과학,화학,지구과학)은 본인에게 너무 부담스러웠다. 당연히 성적은 좋지 못했다.
그리고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프로그래밍을 하기 시작했던 시기라 많은 시간을 프로그래밍에 할애함으로 인해 공부할 시간이 남들보다 작았던 것 역시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사실 여기서 학교에 작년에 졸업한 선배가 와서 프로그래밍을 미리 공부하는 것은 별 도움이 안 된다. 잘하는 사람들 많다. 차라리 교과 공부를 하는 게 맞다고 한 이유에 여기에 있었던 것 같다. 난 프로그래밍과 공부를 모두 잘하는 학생이 되고 싶었는데 너무 큰 꿈이었나 보다.
나의 성적은 떨어졌지만 반면에 컴퓨터와 관련된 학과의 입시 결과는 계속 높아지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불합격 한 이유 중 하나가 내신성적이라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만하다.
나의 생기부
생기부 이야기를 해보자면, 대부분 프로그래밍이나 관련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진로희망은 “IT 벤처기업 창업”으로 3년 동안 변함이 없었고 점점 세부적으로 결정된 것 같다.
교과 세부 능력 특기사항에서는 고학년 위주이기는 하지만 프로그래밍을 이용한 교과과목 탐구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학교에서 어떤 주제에 관해 탐구하고 발표하는 대회에서는 프로그래밍과 관련 기술에 관한 내용으로 2년 연속 참여했고, 2학년 때는 수상도 했다. 그 과정에서 배운 내용과 느낀 점 역시 생기부와 자소서에 있었다.
동아리 활동에서는 2년 동안 자율동아리와 1년 동안 교내 창의적 체험활동동아리를 운영하면서 프로그래밍을 다른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었다.
기적적으로 개설된 레고 EV3 프로그래밍수업도 수강했다.
독서에서도 전공 관련 서적을 중심으로 책을 읽었다.
봉사활동도 진로에 맞는 봉사활동을 교내에서 다행히 할 수 있었고 그 외 외부 보육원에서 봉사활동도 했다.
이런 내용을 종합해서 자기소개서에 나의 이야기를 녹였다.
결점이 있다면
- 생각보다 적은 생기부 장수
- 세특 수학과목 내용 부실
- 2~3학년 때 집중돼있는 내용(3학년 내용보다는 1~2학년 내용을 중점으로 평가하는 이야기가 있음)
아마 이런 이유에서 감점되어 불합격요인이 되었을 수도 있다.
아니면 생기부에 있는 내용이 심각하게 오류가 있어 평가자에게 안 좋은 인식을 주었을지도 ㅠㅠ
마치며…
고등학교 3년 생활 동안 많은 학생이 입시를 위해 준비하고 좌절한다.
사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교육이나 평가시스템은 ‘입시’에 많이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이에 대한 글은 다음에 자세히 쓰도록 하겠다.) 일어나는 현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 역시 좌절한 사람 중 한 명이고 3년 동안의 노력에 대한 박탈감과 좌절감은 ‘꿈’이라는 한 단어로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나도 같은 반 친구들처럼 합격은 안 되어도 괜찮으니깐 면접에서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말하고 싶었다.
1단계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고 처음에는 너무 슬펐다. 나의 한계인 것 같고 다른 사람 눈에는 내가 공부도 못하고 프로그래밍에도 재능이 없는 사람처럼 보인 것 같아 가슴이 아파져 왔다. 어쩌면 나한테는 잠재력이 없다고 평가한 것이 사실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가면 갈수록 화가 났다. 3년 동안 학교에서 열심히 활동에 참여하고 지난 몇 달 동안 자기소개서 때문에 골머리를 썩였던 기억을 떠올리면 내게 이런 결과를 준 사람들을 원망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부모님과 친구들같이 평소에 나에게 큰 도움이 되는 사람들에게 내가 기분이 안 좋다고 해서 함부로 행동해 오히려 다른 사람들 기분까지 나쁘게 한 게 아닌지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든다.
최근 며칠 동안 굉장히 우울했었고, 화가 난 상태였다. 항상 무기력하게 느껴졌으며 현재 상황에 대해 불평만 했다.내가 좋아하던 코딩과도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는 게 느껴졌고 점점 힘들어져 갔다.
나에게 주어진 길이 있다는 것을 믿고 항상 감사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배웠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불평은 이제 그만하고 정신 차려야겠다.
앞으로의 나
그래서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React.JS와 React native와 같은 자바스크립트 기술을 공부하기로 생각했다.
그리고 나의 주력언어인 파이썬에 대해서도 자세히 공부해보고 싶다.
내가 사는 곳은 프로그래밍 관련 활동이 부족하다. 나는 나와 같은 친구들이 프로그래밍을 통해 즐거움과 기쁨만 얻었으면 좋겠다. 내가 겪었던 좌절감 따위의 감정이 아니란 말이다.
그래서 주위에서 프로그래밍을 무료로 알려주고 프로그래밍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노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 일종의 코딩 캠프? 를 운영하고자 한다. 역시 이에 대한 글도 올릴 생각이다.
아무튼 나는 불합격을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나아갈 생각이다.